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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가끔) |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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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현관 앞에 서있는 한 사람. 여자 목소리. 쿵쿵거리며 문을 두드리는데 안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 화에 북받쳤는지 문을 발로 쿵 차버린다. "아이 시발, 진짜... 담배는 밖에서 피우라고. 좆같네, 진짜." 짧고 굵은 욕이 술술 나온다. 1층으로 내려가 작게 욕을 하며 담배를 피우는 여자. 익숙하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게 들이마셔 뱉는다. 아직도 짜증이 가시지 않는지 머리를 벅벅 긁다가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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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뒤, 두익이의 일기와 강해상

20XX.07.XX 썩기 직전에 밖으로 나온 느낌이었다. 감방 안과 같은 공기였지만 어쩐지 더 시원했다. 더 시원한 곳으로 가고 싶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문득 20년 전에 베트남에서 같이 일한 놈이 생각났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아 생각을 그만 뒀다. 20년 전의 끈적하고 지긋한 기억을 잊고 싶다. 시원한 곳으로 가기로 했다. 20XX.08.XX 바다로 갔다. 작은 섬으로. 운 좋게 작은 집이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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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강해상 거미타투 뇌피셜 / 두익해상

세상에서 돈을 가장 좋아하는 강해상이 돈을 버는 이유는 팔에 새긴 거미 때문이다. 밖에서 풀어 키우는 개도 밥 시간이 있듯이 강해강의 거미도 밥 시간이 있다. 매일 덥고 습한 여름 날씨에 그는 땀에 절은 냄새 나는 방에 누워 거미에게 밥을 준다. 애매하게 취하는 게 싫은 그는 검붉은 멍 자국이 거미를 덮을 만큼 취한다. 그 편이 더 재밌고 이 더운 날씨를 하루라도 넘겨버리고 싶어서. 더운 날씨가 그를 더 취하게 한다. 눈 앞이 빙빙 돌고 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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